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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코리안 숏헤어 냥줍 이야기고양이 이설 2024. 1. 29. 15:39
안녕하세요
우리집의 귀염둥이 코리안 숏헤어 치즈냥 이설이 이야기를 적어보려 해요.
사실 전 강경 강아지파 였습니다.
고양이 키울 생각은 하나도 없었어요.
설이를 처음 만난건 추운 겨울이였어요.
산에 갔는데 제 차 밑에 되게 마른 고양이가 있었고, 나오라고 했는데
얘는 사람이 무섭지도 않은지 터벅터벅 걸어나오더니 제 앞에 배를 보이고 누워서 애교를 부렸어요.
보니까 감기에 걸렸는지 콧물이 꽉 막혀서 숨 쉬는 것도 힘들어했고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을 정도의 상태였어요.
정 주기 싫었지만 그래도 그냥 갈 수가 없어서 고양이한테 물어봤습니다.
차 문 열고, "병원 갈래?" 했더니 차에 타더라고요. 주작같지만 진짜 혼자 탔어요
주사만 맞춰주고 다시 풀어주자...하면서 병원에 가서 간단한 건강검진도 하고 주사도 맞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최소 한 달 정도는 실내에 있어야 낫는다고 하셨어요.
하 선생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저희 집엔 예민한 치와와도 있는데
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설이는 너무 마르고 작아서 아기 고양이 인줄 알았는데, 성묘였어요.
검색해보니까 합사는 막 하면 안되고 일주일은 방을 분리해줘야 한다고 해서
작은 방에 설이를 두고 목도리를 해줬습니다.
고양이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서 어째야하나 하다가
일단 집 근처 가게에서 꼭 필요한 간단한 용품도 사왔습니다.
박스도 좋아한대서 급한대로 택배 박스로 설이왕국도 만들었어요.
성격이 얼마나 좋은지 낯도 안가리고 이게 집에 온지 1시간도 안됐을 때 모습이예요.
어찌저찌 10일 정도가 흐르고, 작은방에서도 나오게 됐습니다.
저희집 강아지가 워낙 예민해서 사이가 아주 좋지는 않아도 둘 다 성격은 괜찮아서 생각보다 잘 지냈어요.
워낙 독한 감기라 감기는 안 떨어졌지만,
설이는 적응도 잘 해나가고 있었어요.
자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진짜 키울 생각은 없었습니다.
정말 그냥 감기까지만 낫게 해주자 했는데, 데리고 있다보니 정이 들어서 다시 길로 돌려보낼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키우기로 했냐?
아닙니다.
당분간 임시보호하면서 좋은 입양자를 찾기로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의 회사 과장님이 입양을 희망하셨고,
사진을 보내드리자 품종묘가 아니면 싫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네..
이렇게
주사만 놔주자는 감기 나을때까지만..이 되고
감기 나을때까지만은 입양처 구할 때 까지만..이 되고
입양처 구할 때 까지만은 그냥 나랑 살자..가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둘이 웜톤이라 톤도 잘맞는 남매가 됐어요.
이제는 집에 하나 둘 설이 좋아하는 낚시대도 늘어가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강아지 탈을 쓴 고양이처럼 밝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멋있는 캣타워도 샀는데,
구매할 때는 설이 사이즈에 맞았는데, 잘먹고 커져버려서 좀 작은 느낌이 있네요.
특히 2년 전 부터는 설이가 제일 좋아하는 제 남자친구까지 더해져 설이 세상이 더 완벽해졌어요.
앞으로도 치즈코숏 설이랑 행복하게 살게요.